김영갑갤러리두모악 1종 전문미술관 등록

제주에 홀려 바람처럼 살다간 사진작가 고(故) 김영갑씨가 일군 갤러리 ‘두모악'이 1종 전문미술관으로 등록된다. 두모악은 최근 제주도 문화재위원회의 박물관 및 미술관 등록 심의를 통과했다.

고인이 옛 삼달분교를 꾸며 2002년 개관한 두모악은 전시실 2곳을 빼곤 변변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오직 수준 높은 사진작품과 그의 치열한 예술혼이 알려져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5월 말 고인이 운명을 달리한 뒤 그의 제자이자 두모악 공식 지킴이인 박훈일씨(38)가 필름과 작품을 정리하다 보관문제로 고민했고 자연스레 미술관 등록을 추진했다.

미술관 등록의 필수 조건인 수장고는 제2전시관인 ‘하날오름' 동편의 20평 내외 공간에 항온, 항습기 등을 갖추고 시설됐다. 공간은 분리돼 2곳 수장고가 마련됐는데 박씨는 “앞으로 2곳 수장고를 추가 설치해 2곳에 작품, 1곳에 필름, 1곳에 자료를 각각 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학예연구사 고용 문제도 등록 조건에 맞춰 해결 지었다.

이에 따라 두모악은 앞으로 세재 혜택과 복권기금 신청 등을 통한 지원으로 그동안 열악했던 운영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관람 유료화도 추진할 계획인데, 박씨는 “냉.난방 시설 등 유료화에 상응하는 시설을 갖춘 뒤에 입장료를 징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두모악은 ‘유품 전시실'도 마련하고 있다. 고인이 루게릭 투병 중에 관람객들을 맞이하곤 했던 사무실 공간에 책과 카메라, 다기세트, 클래식카메라(수집품) 등을 진열해 그의 흔적을 추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박씨는 “고인의 흔적이 묻은 물건들을 통해 그의 영혼의 메시지를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한편 두모악은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의 ‘2월의 가볼만한 곳'에 선정돼 평소보다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소 두모악에는 평일 200명 내외, 주말 400명 안팎의 인파가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