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2020/ 6/ 3] 제주 사랑한 사진가가 남긴 '비밀화원' 풍경

김영갑갤러리두모악 하날오름관 전경.

김영갑 15주기 추모전 '내가 본 이어도' 개최
김영갑갤러리두모악 미술관서 12월 31일까지

'이어도를 영혼에 인화한 사진가' 고 김영갑 작가가 15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지워지지 않는 애정을 담은 찰나의 풍경들이 제주에 펼쳐진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 미술관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전시관에서 김영갑 15주기 추모 사진전 '내가 본 이어도'를 개최한다.

'내가 본 이어도'는 고 김영갑 작가의 생전 마지막 전시이기도 하다. 두모악관에는 2005년 서울 프레스센터에 전시된 '내가 본 이어도1-용눈이 오름' 작품 가운데 일부를 전시하고, 하날오름관에는 '내가 본 이어도2-눈, 비, 안개 그리고 바람환상곡'과 '내가 본 이어도3-구름이 내게 가져다 준 행복' 작품을 내걸었다.

위쪽부터 차례대로 △내가 본 이어도1-용눈이 오름 △내가 본 이어도2-눈, 비, 안개 그리고 바람환상곡 △내가 본 이어도3-구름이 내게 가져다 준 행복

자신이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성실한 작업방식이 어우러져 발현된 찰나의 풍경들에는 고인이 제주를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가 눈부시게 드러난다.

고 김영갑 작가는 1982년부터 때 묻지 않은 제주 자연에 매료돼 사진을 찍어오다 1985년 제주에 정착했다. 제주 전역을 샅샅이 훑으며 절벽에 몸을 매달고 사진을 찍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1년 근위축증(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아픈 몸을 이끌고 성산읍의 한 폐교를 빌려 2002년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의 문을 열었다.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 이름이다.

2005년 5월 29일, 고인은 손수 만든 두모악에서 고이 잠들었고 그의 뼈는 두모악 마당에 뿌려졌다.

고 김영갑 작가는 생전 이어도를 '비밀화원'이라고 불렀다. 그는 '내가 본 이어도' 전시 소개문을 통해 "그곳에 있는 한 나는 정녕 자유로웠고 시기·질투·불평 등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나 존재하는 그 어떤 것들도 존재하지 않았다"며 "그곳에서의 시간들이 행복이었음을 뒤늦게야 알아차린 나는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이제야 깨달았다"고 전한다. 

고 김영갑 작가.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제공. ⓒ권혁재)


김수환 기자